소심한 강아지의 첫 유치원
강아지를 반려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일이 있습니다. 급한 일이 생겨서 강아지만 두고 외출해야 하는 것이죠. 혼자서 잘 있는 강아지는 괜찮지만, 분리불안이나 고립불안이 있다면 보호자의 걱정이 만만치 않습니다.
제 강아지는 고립불안이 있어서 혼자서 집에 남겨두면 난리가 납니다. 짖음을 멈추지 않고 배변 실수를 하기도 해요. 몇 번 이런 모습을 보니 강아지를 혼자 두고 외출하기가 너무 미안했습니다. 주변에서 강아지를 봐줄 사람이 있을 때는 맡겨두고 외출하곤 했지만, 아무도 일정이 맞지 않으면 강아지가 혼자 있어야 했습니다.
언제까지고 주변 사람들에게 부탁할 수만은 없어서, 강아지를 유치원에 보내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유치원은 처음이라 종일반이 아니라 데이케어(놀이방)로요. 아무래도 강아지가 적응을 할 시간이 필요할 테니까 조금씩 유치원에 있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였습니다. 놀이방에서 적응을 잘 한다면 종일반에 다닐 수도 있겠죠!
다른 강아지를 무서워하고 너무 소심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어서, 유치원을 꼼꼼하게 찾아 보았습니다.
어떤 강아지 유치원에 보내야 하나 고민 중이라면 참고해 보세요!
강아지 유치원 고르기
강아지가 갈 첫 유치원을 고르면서 6가지 기준이 있었습니다. 전부 다 만족하지 않아도 심하게 기준 미달인 경우가 아니라면 다 가능성을 열어놓고 봤어요.
1. 직원의 자격과 경험
직원이 강아지 훈련, 행동 교정, 응급 처치 등에 대해 충분한 자격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했어요. 관련 자격증인 반려동물관리사, 반려동물행동지도사, 반려동물 행동교정사를 중심으로 봤어요. 관련 자격증을 가진 직원이 있다면 아무래도 좀 더 믿음직스러워요. 자격증만 있으면 무조건 좋다는 건 아니지만, 직원이 강아지의 행동을 잘 이해하는지,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수단이 많지 않으니까요. 말 그대로 하나의 자격으로 봤어요.
2. 안전
유치원을 찾을 때 가장 중요하게 본 부분이 안전이에요. 우선 시설이 강아지에게 안전한지 확인했어요. 출입구에 이중문이 있는지, 미끄럼방지 바닥이 시공되어 있는지, 환기는 잘 되는지, 필요 시 강아지를 분리할 공간이 있는지를 봤어요. 또, 상시 강아지를 관찰하는 사람이 있는지도 중요하게 체크했어요. 강아지들이 여럿이 모이면 눈 깜짝할 사이에 사고가 나곤 하기 때문에, 항상 강아지를 케어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유치원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직원이 적어도 셋 이상인 곳을 원했어요.
3. 청결
강아지 유치원의 청결도 역시 중요합니다. 유치원에 직접 방문해 보고 깨끗한지 확인했어요. 불쾌한 냄새는 나지 않는지, 벽면과 바닥은 깨끗한지, 청소도구가 근처에 잘 구비되어 있는지, 쓰레기통에 뚜껑이 잘 닫혀 있는지, 급수대에 있는 물이 깨끗한지, 장난감이 너무 더럽지는 않은지(강아지들이 가지고 놀면서 어느 정도 더러워질 수는 있지만 심하게 더러우면 좀 그렇더라고요)를 보았습니다. 상담할 때 직접적으로 청소 주기를 물어보는 분들도 있다고 하던데, 저는 청소 주기까지는 묻지 않았어요.
4. 사회화 기회
제 강아지는 너무 소심해서 사회화 기회를 적절히 제공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소심한 강아지는 똑같이 소심하거나 점잖은 강아지끼리 접근하도록 하고, 비슷한 강아지들끼리 어울릴 그룹 활동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런 유치원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희망사항으로만 남기고, 유치원의 재량에 맡겼어요. 다만 유치원 내 강아지들의 크기는 중요하게 고려했어요. 너무 큰 개들과 함께 있으면 안전사고가 날까 조마조마한데요. 다른 강아지들과 비슷한 크기라면 좀 더 안심이 되었기 때문이에요. 겁이 많은 강아지는 비슷한 덩치의 친구들끼리 있을 때 사회화를 할 기회가 더 많겠죠.
5. 피드백과 소통
유치원이 보호자와 얼마나 소통을 적극적으로 하는지 확인했어요. 유치원 상담 예약부터 소통의 시작인데요, 이때 친절하고 적극적으로 상담하는 곳은 아무래도 좀 더 마음이 가더라고요. 보호자가 전하는 강아지의 특성이나 건강 특이사항을 잘 듣고, 세심하게 케어하는 유치원이 좋았어요. 또, 강아지를 맡긴 동안에 하루 일과를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내 주는 곳인지도 확인했어요. 보호자가 강아지의 상황을 알 수 있도록 도와주니까 좀 더 마음이 놓였습니다.
6. 강아지의 반응
유치원에서 강아지의 반응을 살펴봤어요. 상담 때 강아지와 함께 가서, 유치원 환경에서 불안해하지 않는지 체크했어요. 물론 소심한 강아지라 어느 정도 불안함을 보이긴 했지만, 심하게 불안해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보내도 되겠다고 판단했어요. 유치원에 다녀오고 나서도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살펴봐야 해요.
소심한 강아지 첫 유치원 후기
겁 많고 소심하기론 둘째 가라면 서러운 우리 강아지는, 걱정이 무색하게 잘 놀다 온 모양이에요. 아래는 유치원에서 보내주신 사진이에요.
이렇게 다른 강아지와 냄새를 맡으면서 인사하기도 했어요. 낯설어서인지 꼬리는 한껏 내려가 있지만, 그래도 도망가지 않고 호기심을 보인다는 것 자체가 대견했어요.
유치원 선생님께 재롱도 부렸어요. 참 감사하게도, 강아지의 소심한 성격 때문에 선생님이 특별히 잘 케어해 주신 것 같습니다. 이대로라면 점차 유치원에 가는 횟수를 늘려도 될 것 같아요. 익숙한 유치원이 한 군데라도 있으면, 강아지를 두고 외출해야 할 때 든든한 보험이 되어 줘요. 지인에게 맡기거나 펫시터를 고용하는 등 방법은 많지만 선택지가 하나 더 있는 것만으로도 참 감사하죠.
소심한 강아지가 유치원에 가면 안된다, 문제 행동을 하게 된다는 말도 있는데 직접 보내보기 전까진 모르는 것 같아요. 저도 극도로 소심한 강아지를 유치원에 보내는 게 맞는지 엄청 많이 고민했었는데 막상 보내보니까 괜찮았어요! 선생님과의 케미도 중요한 것 같아요. 고민이 되신다면 짧게 놀이방을 이용해 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즐거운 반려 생활! 화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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