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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담

7개월 강아지 슬개골 탈구 수술 후기 (비용 영수증, 관리)

by 더벅한 뽀미

강아지 슬개골 탈구 수술 후기

포메라니안 슬개골 탈구 수술

슬개골 탈구 증상이 있었던 포메라니안

 

우리집 강아지가 슬개골 탈구 수술을 했다. 7개월 포메라니안이다. 몸무게는 1.7kg. 7개월밖에 안 됐는데 수술을 했냐며 주변에서 의아해하기도 했다. 물론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수술 전날까지도 산책하면서 잘 뛰어다니고 마냥 똥꼬발랄하기만 했으니까.

 

 

슬개골 탈구 발견과 진단

이녀석은 2개월 때부터 밥을 먹을 때나 배변할 때 꼭 오른쪽 다리를 들었다. 그냥 귀여운 습관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어느날 강아지를 안아 들었는데 뒷다리가 덜걱 하는 느낌이 났다. 쎄한 느낌이 스쳤다. 아직 어려서 예방접종을 맞으러 자주 병원에 다니던 때였다. 마침 광견병 주사를 맞아야 해서 병원에 간 김에 수의사 선생님께 강아지의 다리를 봐 달라고 부탁했다.

 

 

촉진 결과 슬개골 탈구가 맞았다. 그때 우리 강아지에게 슬개골 탈구가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됐다. 이렇게 어린데 벌써 슬개골 탈구가 있으면 대부분 선천적인 것이라고 했다. 양쪽 다 슬개골이 빠지긴 하지만 오른쪽이 특히 심했다. 오른쪽은 상시 슬개골이 빠져 있는 상태였고, 왼쪽은 힘을 주면 빠지는 정도의 1기였다.

 

 

어린 강아지는 슬개골이 제자리에 있기만 해도 움직이면서 자리를 잡아 가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왼쪽 다리의 경우가 그렇다. 아직 어리니까 다리를 쓰면서 슬개골이 자리잡힐 여지가 있는 것이다. 문제는 오른쪽 다리였다. 오른쪽 다리의 경우 아예 빠져 있는 상태기 때문에 이대로 움직이면 상태가 악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슬개골 탈구 수술 결정

강아지의 슬개골이 탈구된 상태로 두면 관절염, 십자인대 파열, 다리 변형 등이 있을 수 있다고 한다. 무조건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어릴 때 수술을 하면 아프지 않고 지낼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회복도 잘 될 거라는 판단으로 수술을 결정했다. 지금 당장 수술을 시키기 싫어서 미뤘다가 나중에 더 상황을 악화시키면 죄책감이 클 것 같았다.

 

 

수술 당일에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양쪽 다리의 차이가 촉진 때보다 확연히 드러났다. 오른쪽 슬개골은 아예 빠져 있는 상태고 다리가 안쪽으로 굽어 있었다. 산책할 때 이상이 없어 보여도 분명 보행에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오른다리에 힘을 거의 싣지 않고 걷는다거나.

 

강아지가 걸을 때 오른쪽 다리를 거의 안 쓰는 느낌

 

슬개골 탈구 수술을 하는 김에 중성화와 유치 덧니 발치까지 한꺼번에 했다. 마침 중성화 수술을 고민하던 시기기도 했고, 유치는 송곳니와 앞니에 덧니가 나기 시작해서 제거를 부탁했다. 어차피 해야 하는 수술인데, 여러 번 강아지를 고생시키기 싫어서 한 번에 끝내고 싶었다.

 

 

수술 동의서에 서명을 하고 수술 진행 과정을 듣는 동안에도 걱정이 태산이었다. 수의사 선생님이 동물을 사랑하고 훌륭한 분이어서 믿음이 가긴 했지만, 우리 강아지가 과연 수술을 잘 버텨줄지 걱정됐다. 슬개골 수술의 경우 뼈를 깎는 외과적 처치이니 더욱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괜찮으리라 믿는 수밖에 없었다.

 

 

슬개골 탈구 수술 비용 영수증

우리 강아지는 한쪽 다리만 수술을 받았고, 중성화 수술까지 같이 했다. 슬개골 수술 비용만으로는 70만 원이지만, 입원비와 수액, 수술 전 필수인 혈액검사 비용까지 모두 고려하면 총 약 120만 원이 들었다.

강아지 슬개골 탈구 수술 영수증

 

 

슬개골 탈구 수술 직후 관리

수술 후 강아지가 3일 입원했다. 강아지가 없는 집안이 썰렁하고 아쉬웠다.

 

슬개골 탈구 수술 후 입원한 강아지

 

입원 기간 동안 병원에서 강아지의 모습을 하루 두 번 동영상으로 찍어서 보내줬다.

 

지나고 보니, 이 입원기간 동안 보호자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힐링을 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강아지가 있어 못 갔던 여행을 다녀온다거나. 왜냐면 강아지가 퇴원하는 날부터는 훨씬 보살피는 데 손이 많이 가기 때문이다. 미리 에너지를 비축해 놓길 추천한다.

 

강아지가 퇴원한 후, 슬개골 수술 직후에 관리해야 할 것은 크게 세 가지다.

 

1. 운동 제한

슬개골 수술 후 일주일 동안은 철저하게 운동이 제한된다. 당연히 산책도 안 되고, 집안에서 돌아다니는 반경도 최소화한다. 우리 강아지의 경우, 첫날에는 켄넬 안에 넣어 두었는데 넥카라 때문에 켄넬이 좁게 느껴져서 커다란 리빙 박스 안에 넣었다. 그런데 리빙박스가 투명하다보니 근처 상황이 보여서 강아지가 흥분하고 방방거렸다. 성격이 매우 활발하고 온갖 일에 다 끼고 싶어하는 강아지라 그렇다. 도통 얌전히 있질 못해서 시야를 차단하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까맣고 큰 단프라 박스 안에 강아지를 넣었다. 그랬더니 편안하게 잘 쉬었다. 따로 울타리는 쓰지 않고, 박스 안에서만 지내게 했다. 2시간에 한 번씩 강아지를 꺼내어 화장실에 데려 갔다.

 

슬개골 수술 후 단프라 박스 안 강아지

 

2. 소독 및 약 투여

수술 후 약 열흘이 지나면 병원에 가서 실밥을 푼다. 그 전까지는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하루에 한 번씩 소독을 해준다. 병원에서 준 스프레이식 소독약을 환부에 뿌려 주면 된다. 수술받은 곳이 아프기도 하고, 소독약이 차가워서 강아지가 다소 놀라지만 몇 번 계속하니 익숙해졌다.

 

슬개골 탈구 소독 부위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도 매일 먹여 주어야 한다. 알약 형태인데 진통제와 소염제의 역할을 한다고 들었다. 하루에 두 번, 아침과 저녁 식사 후 간식에 넣어서 주면 알아서 잘 삼켰다. 

 

3. 넥카라 착용

상처 부위를 핥지 못하도록 넥카라를 꼭 착용한다. 우리 강아지는 플라스틱 넥카라를 사용했다. 움직이다가 부딪히기도 하고 음식을 먹기 불편해 하는 모습이 안타까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천 넥카라도 있지만 뒷다리까지 막아 주지 못해서 플라스틱 넥카라를 사용해야 했다. 

 

 

정리

지금 우리 강아지는 슬개골 탈구 수술을 받고 단프라 박스 안에서 곤히 자고 있다. 회복하는 과정이라 지켜보는 입장에서 안쓰럽지만, 머지않아 다리가 완전히 나아서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낼 거라 생각한다. 모든 강아지들이 아프지 않고 반려인과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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